균열시장에서 채권 매매 (Transitioning)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투자자들은 이 전무후무한 글로벌
보건 위기가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여파로 주식 시장 수익률은 세 자릿수 베이시스 포인트 범위에서 출렁이고
있고, 채권시장은 유동성 균열현상과 거래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크게 입었다.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발생 이후의 채권 거래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 환경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유동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졌고, 신용 리스크는 증폭되었으며 스프레드 비용은 불과 몇 달 전보다 크게
상승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2007년 신용위기 당시 당사가 구사한 채권
트랜지션 전략을 되짚어 보며, 현재 직면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제공하고자 한다.

신용위기가 채권 트랜지션에 미친 영향

2007년 중반 채권시장은 신용 위기로 혼란에 휩싸였다. 국채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유동성을 보였고 안전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매우 선호했지만, 그
외 유형의 채권은 거래가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그 중 특히 구조화 채권의
타격이 컸다. 주택담보와 관련된 채권 뿐 아니라 상업용 모기지 담보부 증권과
자산 유동화 증권도 크게 타격을 입었다. 더불어, 파산 상태의 매도자들로 인해
매도세가 상승하자 매매가격 차이(bid-ask spread) 가 확대되었고 거래량은
폭락했다. 그 결과 신용 환경은 계속 악화되었다.

2000년대 후반의 시장 상황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위기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과거 시장 위기 환경에서 채권 트랜지션을 모색한 경험은 많은 교훈을
남겨주었다. 이번 팬데믹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계경제에 미칠 수 있는
장기적인 영향이, 유동성이 뛰어난 미국 국채에서마저 스프레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이로 인해 채권 딜러들은 위험 자산 비중을 줄이고 리스크를
관리하여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트랜지션이 실행되기 전에 충분한 사전 분석, 여러 경로를
통한 유동성 확보, 채권 트랜지션 비용 및 리스크 관리에 대한 침착하고 체계적인
접근을 권장한다.

사전분석의 중요성

당사는 트랜지션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도출될 수 있는 가능한 결과에
대한 사전 분석에 항상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시장의 변동성과 거래 비용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사전분석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지 여부와 그에 연관된 현실적인 비용을
파악해야 한다. 최근 2월 하순이후 높아진 변동성 시장에서 성과에 영향을 주는
비중이 증가한 것은, 수탁기관이 평가한 가치와 시장의 실제 호가 간의 차이에서
기인했다. 투자자들은 반드시 이러한 가격 편차에 대해 인지하고 거래 전에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이해해야 한다.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매 비용이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높은 경우, 다른 투자 전략이 고려될 수도 있다.
또한, 섹터 비중, 커브 포지셔닝, 또는 신용등급 등 어떤 원인이든 관련될 수 있는
주요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인지하는 것은 트랜지션의 목표와 기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래 시장의 유동성 균열 현상 증가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전체 트랜지션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여타의 채권 포트폴리오
거래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 딜러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아진다. 신용위기 당시
우리는 비정상적인 유동성 균열현상을 경험했고, 오늘날도 이와 유사한 패턴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 스트레스에 휩싸인 지금과 같은 시기에 거래를 체결하고 다양한
업무연관성을 활용하는 능력은 훨씬 더 중요해졌다. 매도 호가와 매수 호가간 가격
편차가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에서 거래 상대방을 찾는 일은 매도를
고려 중인 특정 시장, 섹터, 또는 발행기관에서 매수측 회사 또는 투자자로부터
정상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자 플랫폼을 활용할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비용 및 리스크 증가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일반적인 채권 포트폴리오의 경우 전반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예상 매도 비용이 팬데믹 전보다 25%~300%까지 상승했다. 이보다는 훨씬 적은
폭이지만 포트폴리오의 예상 매수 비용 또한 증가하였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동일한 비중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팬데믹 발생 이후 투자등급 회사채를 현금화하는 비용이 급격히 높아졌다.
섹터 면에서는 에너지, 소재(Materials), 금융 부문이 2~3배 급등했다. 신용위기
당시 대체로 타격이 없었던 미 국채도 매매 호가 스프레드가 평소 수준보다 최대
4배나 확대되었다. 또한, 거래량이 줄고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에서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트랜지션이 진행중인 채권 포트폴리오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추가되었다.

어려운 시장에 대한 대응: 트랜지션 방법 선택

러셀 인베스트먼트가 선호하는 채권 트랜지션 방법은 신용위기 당시 시장 상황에
따라 진화했다. 당사는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채택할 것을
고객들에게 권장한다. 이를테면 트랜지션 이벤트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다. 시장 균열화에 따라 트레이딩 전략 설계와 거래시장 선택을 달리 했으며, 실행
과정 전반에 걸쳐 듀레이션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부실증권 거래에서
엄청난 난제를 직면할 수 있다. 많은 경우에 러셀 인베스트먼트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한 가지 대응은 포트폴리오를 3개의 유동성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즉,
유동성 그룹, 유동성이 제한되었으나 거래가 가능한 그룹, 유동성이 결여된 부실
포트폴리오 그룹으로 구분한다.

  1. 유동성 그룹: 합리적 시장에 존재하는 증권의 거래
    유동성 그룹은 국채, 그리고 경쟁력 있는 가격책정이 가능한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기타 증권으로 구성된다. 포트폴리오에서 유동성 그룹을 거래할 경우 트랜지션
    운용사에 특별히 발생하는 어려움은 없다.

  2. 유동성이 제한된 그룹의 거래
    유동성이 제한된 그룹은 콘트라 사이드(contra-side)가 발생할 수 있는
    발행분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해당 시점에 가능한 최고 수준의 체결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유동성을 활용할 때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록 이 그룹은
    유동성 포트폴리오보다 거래가 어렵지만, 노련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라면
    리스크를 관리하고 효율적인 비용으로 거래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기술이 채권 트랜지션의 핵심이다.

  3. 부실 포트폴리오 거래
    지금과 같은 이례적인 시장 상황은 새로운 접근방식의 트랜지션 방식을 필요로
    한다. 유동성이 결여된 그룹은 시장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더라도
    내재가치(intrinsic value)보다 훨씬 낮은 투매 가격(distressed price)에서 매도할 수
    있는 증권으로 구성된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이러한 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전형적인 액티브 코어 플러스 포트폴리오의 경우 10%~20%
    정도를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자산은 전문성을 가진 하위자문사(sub-advisor)에게 일임하는 별도의
    '워크아웃(workout)' 포트폴리오로 분류한다. 하위자문사은 장기간에 걸쳐 이러한
    증권을 보유하며, 수용 가능한 가격이 다시 나올 때까지 12개월 이상(일부 경우
    수년이 될 수도 있음) 거래를 유보한다. 이러한 하위자문사는 심도 깊은 신용 및
    구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신용 평가를 실시하고 만기까지 이러한 포지션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통해 고객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워크아웃 포트폴리오 일임은 2008년 중반 처음 등장했고, 현재 이러한 틈새
    하위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약 6개에 이른다. 하위 자문사 선정에 있어,
    시나리오별 가장 적절한 선택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자산의 성격과 포트폴리오
    규모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워크아웃 포트폴리오 방식을 활용할 경우, 고객들은 부실채권 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매도자가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규칙적인 트레이딩 전략이나 투자
    상품의 최종 만기까지의 보유를 통해 투자의 경제적 가치 실현을 도모할 수 있다.
    부실 가격으로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채권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고객의
    경우, 워크아웃 포트폴리오를 이용해 강제 매도를 회피하는 것은 상당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는 향후 어느 시점에, 고객이 생각하는 경제적
    가치가 실현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결론: 과거 경험에서 얻은 교훈

당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글로벌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2007년
신용위기와 유사한 시장 스트레스 요인으로 본다. 채권시장은 주식 시장보다 훨씬 더
균열화 된 상황이고 거래 비용과 리스크는 현저히 증가했다. 유동성과 거래 비용이
안정화되고 평균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이처럼 지금과
같이 이례적인 시기에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고객에게 최고의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이러한 접근방식 외에도 다른 다양하고 혁신적 접근방식을 트랜지션 방식에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