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팬데믹 전략의 성패를 보여주는 통화 가치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시장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주식시장의 베타, 또는 '위험자산선호(risk-on)' 혹은 '위험자산회피(risk-off)'현상에 따라 통화도 움직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점차 변화화여 앞으로 국가가 코로나 팬데믹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반영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역학관계(투자 환경)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통화는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각국의 통화는 '위험자산선호(risk-on)'와 '위험자산회피(risk-off)' 범위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험선호' 성향의 통화는 주식시장이 상승 기조일 때 강세를 보입니다. '위험회피' 성향의 통화는 그 반대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시장 혼란이 최고조에 달한 3월에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는 전통적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그리고 미국 달러였습니다.

방어형 통화 중 특히 미국 달러는 미 연준(Fed)이 중앙은행간 유동성 스왑 형태로 개입하지 않았다면 훨씬 더 강세를 보였을 것입니다. 지난 3월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 유동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요 14개국 중앙은행은 머니마켓(Money Market)이 아닌 연준을 통해 유동성 스왑을 체결함으로써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한편, 팬데믹 초반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유동성 스왑이 5월엔 약 4500억 달러 규모로 경기사이클 상 최고 수준으로 급상승하면서 은행과 같은 민간 금융기관들은 달러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점을 보였던 유동성 스왑의 수준이 절반 이상 감소하며 점차 미국 달러 부족 문제가 완화되어 달러 유동성 문제는 안정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주식시장이 저점을 기록한 후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안전통화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습니다. 선진국 통화 중 지난 3개월간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는 전형적인 '위험선호'형 통화인 노르웨이 크로네와 호주, 뉴질랜드 달러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3개국은 자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통제했습니다. 2020년 7월 13일 기준 인구 100만명 당 일일 신규 감염자 발생률은 뉴질랜드 0.3명, 노르웨이 1.3명, 호주 7.8명입니다. 대조적으로 미국과 브라질의 신규 감염자 발생률은 각각 183명과 176명입니다1.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장기화됨에 따라 각국의 통화는 본연의 '위험선호' 혹은 '위험회피' 성향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의 팬더믹 관리의 성공 유무도 점차 반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러셀 인베스트먼트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통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르웨이 크로네 당사는 특히 크로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효과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의 300%에 가까운 막대한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위기 속에서도 경제를 지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뉴질랜드 달러 다른 서구 국가들과 달리, 뉴질랜드는 역학자들이 주장한 퇴치 전략(elimination strategy)을 구사하며 전염병 감염률이 0에 근접할 때까지 경제활동을 봉쇄해 왔습니다. 이 전략이 효과를 보임에 따라 뉴질랜드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빨리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일본 엔화 방어형 통화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안전통화이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양호한 편이기 때문에 미국 달러나 스위스 프랑보다 일본 엔을 선호합니다. 일본은 뉴질랜드나 베트남과 달리 바이러스 퇴치에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코로나19 발생률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비교적 낮은 상태입니다.

반면, 다음은 국가별 코로나바이러스 동향을 반영하는 환경에서 수익률 매력도가 떨어지는 통화입니다.

  • 페루 솔 이웃의 대국 브라질에 비해 투자처로 매력이 떨어지는 페루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 급증과 경제활동 급감으로 더욱 고전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페루 통화의 밸류에이션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를 보상해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 미국 달러 통상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현재 미국 내 높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과 봉쇄조치 재개의 위험 등으로 미국 달러의 매력도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미국 달러 강세로 이미 고평가 상태이며,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G10 국가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로와 영국파운드의 매력도는 중립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로존 국가와 영국 모두 3월과 4월에 높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을 기록했지만, 지금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현저하게 낮추는데 성공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시작하여, 유로와 파운드 모두 2분기보다는 더딘 속도로 회복하겠지만 향후 12개월 간 달러 대비 가치는 회복 잠재력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각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효과가 점차 각국의 통화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춘 정부의 성공적 조치에 따른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주요 통화는 노르웨이 크로네와 뉴질랜드 달러로 판단됩니다.

1 Source: European Centre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 July 14, 2020, rolling 7-day ave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