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분기 채권 매니저 설문조사: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의 지속

최근 Russell Investments는 유수의 53개 글로벌 채권 및 FX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향후 채권 시장의 밸류에이션과 전망에 대한 분석을 실시함.

지난 2021년 2분기 설문조사를 되돌아보면, 글로벌 대부분의 지역에서 놀라울 만큼 빠르게 경기 회복세가 진행됨.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했으나, 매니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인 것으로 판단. 한편, 매니저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함.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023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책기조를 전환하기 시작함. 연준의 기조 변화 및 잠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매니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채권 시장에 대한 매니저들의 전망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여전히 고금리 채권(high yield)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

2021년 3분기 이번 설문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첫 두 달 동안 두드러졌던 긍정적인 시장 모멘텀이 9월 들어 급격히 반전됨. 인플레이션 상승을 둘러싼 우려가 3분기 내내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요 중앙은행들은 매파적 기조로 전환. 연준은 11월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임을 공식화했으며, 영란은행(BoE)은 11월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간발의 차이로 기준금리를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완만한 속도(moderately lower pace)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힘. 동시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중국의 자국 내 여러 부문에 대한 단속 강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부채 위기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중됨.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Russell Investments는 본 설문 조사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지속, 통화 정책 긴축 기조 및 경기 회복세에 대한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매니저들의 견해를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인플레이션 지속

Interest rate(금리 전략) 매니저

  •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양하게 분포. 매니저들의 55%가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26%~2.75%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한 매니저는 단 20%에 그침. 매니저의 약 80%는 향후 5년 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상승 목표치인 2%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
  • 금리 인상과 관련된 추가내용. 지난 2분기 설문조사에서 매니저의 80%가 2023년 이전에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함. 그러나 현재 매니저들의 절반은 연준이 2022년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연준이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해(11월 발표와 같이) 6~9개월 내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 매니저의 90%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 기준 금리 인상 횟수를 1년에 2~4회 수준으로 예상. 한편, 75%에 달하는 매니저들은 ECB가 2023년 이전에 테이퍼링을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 미국의 수익률 곡선(Yield Curve) 동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함. 매니저의 35%가 향후 12개월 동안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수익률 곡선을, 45%는 베어 플래트닝(Bear flattening) 수익률 곡선을 예상. 따라서, 부정적인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곡선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대해 매니저들의 견해가 엇갈리는 듯 보임.
  • 응답자의 42%는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1%~2%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함. 한편, 응답자의 42%는 향후 1년 동안 금리가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함. 응답자들의 전망범위는 이전 설문조사에 비해 훨씬 더 넓게 분포됨. 지난 설문조사에서는 매니저의 72%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를 1.80%~2.20% 수준으로 더 좁은 범위 내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음.
  • 매니저들은 연준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약 2.25%를 시장에 혼란을 주는 수준으로 본다고 간주. 매니저들이 연준이 시장에 우려를 주는 수준으로 인식한 금리는 2021년 1분기 1.90%, 2분기 2.30% 수준이 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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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2021 Fixed Income Survey

투자등급 크레딧 (Investment Grade Credit) 전략 매니저

  • 지난 설문조사와 비슷한 결과로 응답자의 약 30%가 향후 12개월 동안 크레딧 스프레드가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약 10~30bp수준). 응답자의 60%는 여전히 향후 12개월 동안 크레딧 스프레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
  • 경제 상황과 기업 실적이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부채비율 하락. 기업 부채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이 2021년 2분기 69%에서, 3분기 52%로 하락하면서 매니저들은 부채비율 축소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
  • 현재의 크레딧 스프레드 수준이 신용등급 악화에 대한 잠재적인 리스크를 보상하는 수준이라고 믿는 매니저 비율 감소. 그러나 현재의 스프레드 수준과 부채비율 예상치로 인해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믿는 매니저 비율 역시 감소.
  • 유럽(영국 제외)이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선정됨. 이머징 마켓에 대한 선호도가 일부 회복되며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선호투자지역으로 간주됨. 영국은 여전히 다른 지역들에 비해 투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임.

글로벌 레버리지 크레딧(Global Leveraged Credit) 전략 매니저

  • 지난 설문조사와 비슷하게, 매니저의 80%가 향후 12개월 동안 스프레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 스프레드 축소를 예상하는 매니저는 없었으며, 매니저의 20%는 완만한 확대를 예상함. 이는 매니저들이 채권 시장 약세를 유발할 요인이 거의 없다고 보면서도 채권시장의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
  • 기업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 유지: 매니저의 25%가 기업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 60%는 완만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 따라서 부도율(Default) 상승을 예상하는 매니저는 거의 없음. 매니저의 95%는 부도율을 장기 평균치인 3% 이하 수준으로 예상. 이는 지난 설문조사의 78%보다 높아진 수치임.
  • 지난 설문조사에서 미국 레버리지 론(Leverage loan)은 매니저들의 선호 자산군으로 나타났으나, 3분기 설문조사에서는 CLO 메자닌 채권 및 이머징마켓 하이일드 채권이 미국 레버리지 론과 동일한 수준으로 선호되는 투자처로 나타남.
  • 매니저들이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췄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함.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 하이일드 채권 기대수익률을 4%~5% 수준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지난 설문조사 대비 13% 감소한 48%로 나타났으며, 0.5%~3% 수준의 수익률을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10% 증가.
  •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의 최대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언급.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 관련 리스크가 세 번째 최대 리스크로 뽑혔는데 이는 헝다그룹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전망이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음. 대부분의 레버리지 투자 매니저들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비중을 늘리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함.
  • 투기등급 강등채권(Fallen Angel)에 대한 매니저들의 투자 확신이 높아짐. 매니저의 57%가 투기등급 강등채권을 매우 유망한 투자처로 간주함. 지난 2분기 설문조사에서는 단 23%가 투기등급 강등채권을 유망투자처로 간주함.

지역별 리스크

이머징 마켓: 전 분기 대비 전망 하향 조정

  • 이머징 마켓 현지통화 채권(Local currency emerging market debt) 관련하여, 금리 인상, 중국의 경제성장 및 인플레이션 등의 이유로 이머징 마켓 통화 수익률의 전망에 대한 매니저들의 우려가 다소 커지고 있음. 향후 3년 동안 이머징 마켓 통화 수익률의 긍정적인 성과를 전망하는 비율은 71%에서 62%로 하락함. 더불어 내년 가중 평균 기대수익률은 5.6%에서 3.5%로 하락하며 설문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매력적인 통화로 러시아 루블, 브라질 헤알, 이집트 파운드를 뽑음. 한편, 매니저의 32%는 앞으로 1년 동안 터키 리라가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지난 설문조사와 비슷한 30% 이상의 매니저들이 터키 리라 약세론을 유지했으며 향후 12개월내 매력도가 가장 떨어지는 통화로 간주함.
  • 매니저들은 이머징 마켓 달러 채권(Hard currency emerging market debt) 에 대한 낙관론을 하향. 향후 12개월 동안 이머징 마켓 달러 채권 인덱스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 매니저의 비율은 29%에 불과(2021년 2분기 응답률은33%였음). 그에 반해,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17%로 나타남. 가중평균 기대수익률은 향후 12개월 동안 3.7% 수준으로 지난 설문조사와 비슷하지만 과거 평균치에는 크게 못 미침.
  • 이머징 마켓과 선진국 시장 간 경제 성장률 격차 확대: 매니저의 48%는 성장률 격차가 1%~2%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 이는 직전 설문조사 47%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 3분기 조사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성장률 격차를 2%~3% 수준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40%로 지난 설문조사의 31%에 비해 상승.
  •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이집트, 우크라이나, 멕시코를 여전히 선호하는 반면, 중국과 필리핀은 여전히 가장 선호도가 낮은 국가인 것으로 나타남.
  • 매니저들은 연준의 금리 정책과 미국 국채 수익률 변동이 향후 12개월 동안 이머징 마켓 달러 채권 성과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

유럽 - 통화

  • EUR/USD 환율 전망: 매니저의 63%는 미 달러 가치가 유로 대비 상승하고, 현재 1.16 EUR/USD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 지난 설문조사에서 매니저의 약 80%는 유로가 1.21~1.30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 것을 고려할 때 이는 크게 조정된 수치임.

유동화 채권 섹터(Securitized Sectors)

  • 유동화 채권 섹터에 대해 보다 확신에 찬 견해: 포트폴리오 내 유동화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자 하는 매니저 비율이 감소한 반면, 해당 비중을 유지 또는 확대하고자 하는 비율은 소폭 상승.
  • BBB 등급 CLO의 매력도는 지난 세 차례 설문조사에 걸쳐 꾸준히 증가했으며 현재 선호되는 유동화 채권 섹터임. BBB- 등급 상업용 MBS(Commercial mortgage-backed securities) 가 그 뒤를 잇고 있으며, MBS 선호도는 소폭 하락.
  • 매니저의 50%는 향후 12개월 동안 민간(Non-agency)금융기관이 발행한 유동화 채권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 이에 더해, 응답자의 31%는 스프레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
  • 매니저들은 CLO 시장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보다 균형 잡힌 견해를 보임. 매니저의 69%가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risk-off) 투자심리와 기초자산 대출 담보의 신용 악화를 주된 리스크로 지목.

결론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하며 매니저들은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민하게 됨. 연준이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 가능성의 신호는 분명하게 시장에 전달되었으며 과거 매니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 시점을 정확히 예상한 경우가 많음.

지난 설문조사에 비해 상승한 인플레이션은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에 분명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음.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ECB의 완화적인 태도가 향후 매니저들이 미국 대비 유럽 채권 시장을 선호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도 주목해야 함.

이머징 마켓 채권의 경우, 투자심리는 진정되었지만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둘러싼 부채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음. 헝다그룹의 채무 불이행이 잠재적으로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여파가 통제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 역시 관망이 필요함.

경제 성장 모멘텀을 위축시킨 글로벌 공급망 우려 및 노동력 부족 관련 이슈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4분기까지 경기 회복 모멘텀에 불확실한 영향을 미침. 인플레이션 변화 추이와 동일하게 글로벌 공급망 우려 및 노동력 부족 사태 역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제가 될지 주목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