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가 전하는 6가지 교훈 – 교훈 1: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투자 매니저를 겸손하게 만드는 데는 위기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습니다. 30년 동안 Russell Investments에서 근무하면서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에는 펀드의 전략 및 운용에 있어 개선할 부분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2008년 9월 14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으로 등재된 리먼 브라더스 파산보다 더 좋은 사례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자산 운용사는 시장이 불안정할 때 회사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불완전한 정보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 파산 여파가 단순히 주가에만 국한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금세 분명해졌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머니마켓 자산, 채권, 파생상품 거래 상대방에 타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시장에 수많은 간접 효과를 미쳤습니다. 이와 같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전체 멀티에셋 포트폴리오에 가져올 여파에 마주하게 됩니다.

Russell Investments는 리먼 사태 당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지나치게 상향식(bottom up)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당사는 주식 리스크 시스템, 채권 리스크 시스템, 헤지펀드 리스크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었지만, 전체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통합된 리스크 지표는 부재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금융위기(GFC) 이후 몇 년 동안 당사는 더 정확하게 리스크 노출 정도를 판단할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기존의 ‘회계 장부(Accounting Book Of Record,·ABOR)’를 ‘투자 장부(Investment Book Of Record,·IBOR)’로 바꾼 셈입니다.

전자의 경우, 멀티 매니저 포트폴리오의 각 매니저가 거래하고 이를 수탁관리자에게 보고합니다. Russell Investments는 약 이틀 정도의 결제 기간이 지난 후 통지를 받고 나서야 보유 자산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투자 내역이 내부 프로세스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운용팀과 수탁관리자 모두에게 거래 사실이 동시에 통보됩니다. 이는 하위 운용사와 동일한 실시간 거래 정보를 제공하며, 당사는 다양한 자산군과 여러 매니저를 아우르는 정보를 집계함으로써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상세한 리스크 뷰(risk view)를 제공합니다.

이와 같이 새로운 리스크 관리 작업은 여러 차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코로나19 초기 포트폴리오 손실이 발생했을 때, 담당팀은 포트폴리오 노출 정도와 대응 방법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대 러시아 경제 제재가 가해지기 전에는 러시아 자산 보유 현황을 파악하고 주식, 채권, 통화 전반에 걸쳐 노출을 제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년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파산 소식이 전해지며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을 때 당사 팀원들은 “당사의 노출 규모는 이틀 전 기준으로…”라고 말할 필요 없이, 즉각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Russell Investments는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never waste a crisis)’는 격언을 준수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강점을 고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다음 시간: 두 번째 교훈: 탄소에 압력을 가하면 다이아몬드가 나와...하지만 석탄이 나올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