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분기 채권 매니저 설문조사: 예상보다 강력한 인플레이션
변화하는 통화 정책 환경에서 금리 전망 및 자산군 선호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Russell Investments는 유수의 60개 글로벌 채권 및 외환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향후 채권 시장의 밸류에이션과 전망에 대한 분석을 실시함.
지난 2021년 4분기 설문조사를 되돌아보면, 매니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022년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함. 유럽중앙은행(ECB)은 공급망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온건한 태도를 취했으며, 이는 미국 대비 유럽 채권 시장을 선호하는 매니저들에게 영향을 미침. 또한 매니저들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었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 부채 위기가 이머징 마켓 채권 시장에 광범위하게 미칠 잠재적 영향에 우려를 표했음.
그 후 2022년 1분기 이번 설문조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통화 정책 긴축 기조로 인해, 지난 1월 금융 시장은 2020년 3월 코로나19팬데믹 사태로 증시가 급락한 이래 최악의 달을 기록함. 영란은행(BoE)은 2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하며 2004년 이래 최초로 연이은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ECB 총재 역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엄격히 배제하지 않음. 한편, 중국 부동산 시장 부채 문제는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변동성을 가중시키지는 않음.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 간 지정학적 긴장 상태가 고조되었음.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Russell Investments는 본 설문조사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영향, 통화 정책 긴축 기조 및 경기 회복세에 대한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매니저들의 견해를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음.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기세 꺾인 온건파
Interest rate(금리 전략) 매니저들의 의견
-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동안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조정함. 현재 매니저의 3분의 2 이상은 향후 12개월 동안은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2.5%~3.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 또한, 인플레이션이 2.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는 매니저는 아무도 없었으며, 단 9%만이 2.0%~2.25% 수준일 것으로 전망함.
- 매니저의 91%는 연준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매우 확신함(실제로 인상됨). 매니저의 52%는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4회 인상할 것으로 전망. 매니저들은 2022년 이후 추가 금리 인상 횟수를 3~4회 수준으로 예상. 그러나 시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로운 데이터가 반영됨에 따라, 매니저들의 전망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음.
- 59%에 달하는 매니저들이 연준의 테이퍼링 단행이 미국 국채 등의 수급 균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함. 또한, 매니저들의 47%는 재정 부양 정책이 계속해서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여, 긴축 통화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해줄 것으로 예상.
- 리스크 요인과 관련해서는, 61%의 매니저들이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 실수가 주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 한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중기적 우려를 표한 비율은 단 26%로, 지난 설문조사의 53% 대비 완화된 모습을 보임. 대조적으로, 중기적으로는 위험 자산 가격의 대규모 재조정(Repricing)이 주된 우려라고 답한 비율이 32%에서 50%로 상승.
투자등급 크레딧(Investment Grade Credit) 전략 매니저들 의견: 센티먼트의 변화
- 매니저들은 2021년 관측된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 추세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 매니저들의 절반은 미국 BBB 등급 기업들의 부채비율 수준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부채비율 수준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는 거의 없음. 또한, 61%의 매니저들은 유럽의 BBB 등급 기업들이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
- 한편, 현재의 크레딧 스프레드 수준이 신용등급 악화에 대한 잠재적인 리스크를 보상하는 수준이라고 믿는 매니저 비율에는 변동이 없음. 그러나 현재의 스프레드 수준과 부채비율 예상치로 인해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판단하는 매니저 비율은 2021년 5월 40%, 2021년 9월 30%, 2022년 1월 21%로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
- 흥미롭게도, 매니저들에게 Cash (MMF) 대비 투자등급 채권의 매력도는 악화되었으며, 매니저들이 연준의 긴축적(restrictive) 통화 정책으로 관심을 돌리던 2018년 중반에 관측되었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금리 상승의 영향에 대한 매니저들의 우려가 더 크다는 신호임.
- 또한 매니저들은 계속해서 하이일드(HY) 채권을 선호하며, 이는 지난 설문조사 이래로 해당 시장 섹터의 종합 센티멘트 점수가 소폭 상승. 기타 유동화 증권에 대한 선호도 역시 증가하면서 투자등급 채권에 대한 관심을 능가함. 하지만 Cash (MMF) 보유에 대한 관심 급증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들은 여전히 기타 자산군을 선호함.
글로벌 레버리지 크레딧(Global Leveraged Credit) 전략 매니저
- 글로벌 레버리지 크레딧 전략 매니저들은 투자 기회(upside)가 계속해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프레드 축소를 예상하는 매니저는 없었음. 한편, 스프레드의 완만한 확대를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지난 설문조사 결과인20%에서 47%로 증가. 동시에, 스프레드가 일정 범위내에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80%에서 53%로 감소.
- 매니저들은 여전히 기업들의 신용 스탠스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투자 확신은 낮아짐. 기업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2021년 9월 85%에서 2022년 1월 65%로 감소. 동시에, 기업들의 신용 상황에 비교적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10%에서 30%로 증가.
- 이번 설문조사에서 매니저들은 미국 레버리지 론(leveraged loans)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 뚜렷한 선호를 보인 응답자 비율은 40%로, 지난 설문조사의 24%에서 증가. 반면, 그와 동일한 수준이었던 이머징 마켓 채권(EMD)에 대한 관심은 10%로 감소.
- 투기등급 강등채권(Fallen Angel)에 대한 매니저들의 투자 확신은 상당히 긍정적인 수준을 유지. 매니저들의 절반은 투기등급 강등채권을 매우 유망한 투자처(Rising Star)로, 나머지 절반은 잠재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로 분류함.
- 매니저들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크게 낮춤. 2021년 3분기 응답자의 48%가 4.0%~4.9% 수준을 예상했지만, 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0%가 0.0%~2.9% 수준을 예상하는 등 과반수의 매니저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이 크게 하락. 그러나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예상하지는 않음.
- 매니저들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응답자의 30%)과 그것이 중앙은행 통화 긴축 정책에 미칠 영향(응답자의 40%)으로 집중됨. 더불어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 및 GDP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차적으로 대두됨. 한편, 코로나19는 팬데믹에서 풍토병(endemic)으로 전환되어 가면서 더 이상 중대한 우려 사항으로 작용하지 않음.
지역별 리스크
이머징 마켓
- 이머징 마켓 현지통화 채권(Local currency emerging market debt)과 관련하여, 매니저들은 이머징 마켓 통화 수익률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 응답자의 약 63%는 향후 12개월 동안 이머징 마켓 통화의 긍정적인 성과를 예상했으며, 59%는 향후 3년 동안 긍정적인 성과를 예상.
- 매니저의 70%는 향후 12개월 동안 이머징 마켓 달러표시(hard currency) 채권 대비 현지통화 채권을 선호했는데, 이는 지난 설문조사의 57%보다 높아진 수치임. 그러나 장기적인 매력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남. 응답자의 58%만이 현지통화 채권 투자에 대한 선호를 보였는데, 이는 지난 설문조사의 77%보다 낮아진 수치임.
- 지역별로 보면, 54%에 달하는 매니저가 라틴 아메리카를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남. 매니저의 40%는 2022년 터키 리라가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설문조사의 32%보다 높아진 수치임.
- 러시아 루블에 대한 관심이 감소함. 러시아 루블이 이머징 마켓 통화 중 가장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단 19%에 그쳤고, 이는 지난 설문조사의 37%보다 낮아진 수치임. 이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러시아 제재에 기인함.
- 이머징 마켓 달러 채권(Hard currency emerging market debt)과 관련해, 매니저의 38%가 향후 12개월 동안 이머징 마켓 달러 채권 인덱스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21년 3분기의 29%에서 높아진 수치임. 그에 반해,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8%로 나타남. 가중평균 기대수익률은 향후 12개월 동안 2021년 3분기 설문조사에 비해 약 0.72% 하락한 3.0% 수준으로 예상.
- 지난 설문조사와 비슷하게, 매니저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이집트, 우크라이나, 멕시코를 선호한 반면, 중국과 필리핀은 여전히 가장 underweight한 국가로 나타남.
유럽및아시아태평양통화
- 매니저의 3분의 2는 유로가 미 달러 대비 1.11~1.20 EUR/USD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 그러나 대부분의 매니저는 유로의 일시적인 약세를 어느 정도 예상하며 하한치가 1.01~1.10 EUR/USD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음. 하지만 이와 같은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니저의 78%는 유로가 1.20EUR/USD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 영국 파운드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1.31~1.40 GBP/USD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 유로와 비슷하게, 매니저들은 영국 파운드의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음. 응답자의 69%는 영국 파운드가 올해 1.40GBP/USD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
- 매니저의 22%는 일본 엔이 G10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그러나 미국 달러의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일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임. 한편, 매니저의 단 28%만이 호주 달러와 함께 미국 달러가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유동화채권섹터(Securitized Sectors)
- 유동화 채권 섹터에 대해 덜 보수적: 매니저의 43%는 향후 12개월 동안 위험 등급이 높은 트렌치에 투자하는 크레딧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겠다고 응답해 2021년 3분기 설문조사 당시 19%보다 비중이 증가. 이와 비슷하게, 매니저의 43%는 리스크 비중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해 지난 설문조사의 75%에 비해 감소.
- 유의미한 수준의 베타 포지션을 취할 의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니저의 67%가 이미 포트폴리오에서 롱 포지션(long basis)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2021년 1분기 설문조사의 27%에 비해 증가한 수치임. 한편, 매니저의 14%만이 이미 숏 포지션(short position)을 취하고 있으며, 21%는 숏 포지션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
- 민간(non-agency) 기업이 발행한 유동화 채권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2021년 9월 50%에서 2022년 1월 14%로 감소. 반면, 스프레드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31%에서 43%로 증가했으며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 비율은 19%에서 43%로 증가.
- 매니저들은 CLO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해서는 균형 잡힌 견해를 보임. 매니저의 57%가 전반적인 위험회피(risk-off) 센티멘트와 기초자산 대출 담보의 신용 악화를 주된 리스크로 지목.
결론
2021년에도 인플레이션은 지속되었고, 연준과 영란은행 모두 더욱 적극적인 정책 개입 의지를 시사하며 투자자들을 놀라게 함. 시장과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일치된 견해를 보이면서 1월에 경험했던 시장 변동성은 일부 완화됨. 또한 이로 인해 투자등급 크레딧의 매력도는 다소 감소했지만, 하이일드에 대한 수요는 증가함.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 인상이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함. 따라서 매니저들은 투자등급 크레딧과 관련해 미국 대비 유럽에 조금 더 확신을 갖고 있음. 그러나 ECB는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정책 불확실성을 다소 가중시키고 매니저들의 센티먼트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음.
이머징 마켓 내 투자 센티먼트가 다소 회복되었는데,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부정적 영향이 중국 경제에서 미치는 악영향이 가시화되지 않은 데 기인함. 매니저들이 터키 대비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선호하는 것은 터키 중앙은행이 취한 비정통적인 통화 정책으로 설명될 수 있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 상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보임. 당사 견해로서는, 매니저들이 지정학적 사건으로 인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임.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우려가 적은 사안으로 간주됨. 이는 백신 접종이 계속해서 보급되고 변이 바이러스에 맞서 발전하고 있는 데 기인함. 또한, 코로나19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어 가는 중임. 그렇기는 하지만, 2021년 말 시장이 동일한 확신에 차 있었을 당시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중대한 시장 변동성이 촉발된 바 있음. 그러므로 더욱 심각한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경제 회복에 타격을 입힐 것인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